농업경제학 : 먹을 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, 먹을 걸 버리는 세상
TV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.
“가격이 너무 낮아서 수확도 못 하고 그대로 폐기합니다.”
산처럼 쌓인 양파, 밭에서 갈아엎는 배추, 줄지어 놓인 버려진 상자들…
이 모든 현상의 이름은 바로 **‘산지 폐기’**입니다.
하지만 왜 정성 들여 키운 농산물을 폐기하는 걸까요?
오늘은 이 산지 폐기 현상의 본질과 구조,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까지 자세히 파헤쳐보겠습니다.
1️⃣ 농업경제학 : 산지 폐기란? – 수확하지 않고 버려지는 농산물
‘산지 폐기’는 말 그대로 생산지(산지)에서 수확을 포기하거나 폐기하는 행위입니다.
즉,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밭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을 의미하죠.
주요 사례:
- 배추 수확철, 가격 폭락 → 트랙터로 밭 갈아엎기
- 양파 대풍, 저장시설 부족 → 산지에 쌓아두고 썩히기
- 무 가격 하락, 작업비도 안 나옴 → 수확 포기
2️⃣ 농업경제학 :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?
📉 1. 공급 과잉 → 가격 폭락
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보다 많은 공급입니다.
농민이 같은 작물을 많이 재배하면 → 시장에 넘쳐남 → 도매가 하락 → 수확해도 손해
- 배추 가격이 1포기 500원 이하로 떨어지면
→ 수확비, 운송비에도 못 미침
→ 차라리 폐기하는 게 손해를 줄이는 길
💰 2. 생산비 > 판매가
- 감자 1kg을 재배하는 데 드는 비용: 약 600원
- 판매 단가: 400원
- → 수확하면 할수록 손해
이 경우 농민은 수확을 포기하고 산지 폐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.
🏗️ 3. 저장·가공 인프라 부족
- 농산물 저장시설(APC), 가공공장 등이 충분하지 않음
- 시장 출하 외에는 출구가 없는 구조
- 특히 생육기간 짧은 작물(상추, 배추, 열무)은 ‘버티기’도 불가능
🔁 4. 가격 정보 부족과 ‘묻지마 재배’
- 한 해 값이 좋았던 품목 → 다음 해에 과잉 생산
- 정보 없이 “다들 배추 한다길래…” → 동시 출하 → 가격 폭락
- → 반복되는 악순환
3️⃣ 농업경제학 : 정부는 왜 산지 폐기를 유도할까?
놀랍게도 일부 산지 폐기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며 장려하기도 합니다.
✅ 산지 폐기 지원 정책
- 농림축산식품부, 지자체 주관
- 시장 가격 방어 목적: 전량 출하 시 가격 폭락 우려 → 일부 폐기 유도
- 농가당 일정 금액의 보상금 지급
예) 2023년 배추 산지폐기 보상금
- 폐기 기준: 3,000㎡ 이상
- 지원금: 평당 약 500원~700원
→ 수요 대비 과잉을 조정함으로써 시장 가격을 방어하는 정책 도구로 쓰이는 셈입니다.
4️⃣ 농업경제학 : 산지 폐기의 문제점
❗ 사회적 자원 낭비
- 투입된 씨앗, 물, 비료, 노동력, 연료, 토지 등 자원이 그대로 사라짐
- 환경에도 부정적 영향 (온실가스, 쓰레기 처리 등)
❗ 농민의 지속가능성 위협
- 반복된 손실 → 농업 포기 증가
- 고령 농민 중심의 구조에서 다음 세대 이탈 가속화
❗ 소비자 체감과 괴리
- 시장에선 “왜 이렇게 비싸?”
- 산지에선 “값이 없어 버려요…”
- 중간 유통의 투명성 부족과 정보 비대칭
5️⃣ 농업경제학 : 대안은 없을까? – 해결을 위한 3가지 접근
✔️ 1. 수급예측 시스템 고도화
- 농산물 생산량 예측 → 실시간 수급조절
- 드론, 위성, AI 기반 생육 예측 기술 확대
- → 생산과 출하 시기 조절 가능
✔️ 2. 지역 단위 가공·저장 인프라 구축
- 산지 APC, 냉장·냉동 창고 확대
- 잉여 농산물 → 절임배추, 건조 채소 등으로 가공
- 즉시 출하 외 대안 마련
✔️ 3. 소비자와의 직접 연결 확대 (직거래, 꾸러미)
- 로컬푸드, 온라인 직거래 확대
- 수요자와 생산자 간 ‘직접 유통’ 활성화
- → 유통단계 축소 → 가격 균형 유지 + 폐기 감소
✅ 농업경제학 : 산지 폐기는 ‘농민의 탓’이 아니다
산지 폐기는 농민의 무책임이 아니라, 구조적 문제의 결과입니다.
공급 과잉, 유통 구조의 비효율, 저장 인프라 부족, 정보 격차 등
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며,
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, 유통업체, 소비자 모두의 인식 전환과 제도적 대응이 필요합니다.
우리가 소비하는 ‘한 끼의 채소’가
누군가에겐 땀과 희망의 결정체였다는 사실을
잊지 않아야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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